몇해 전 정부에서 개 도축 및 식용에 관한 법률을 발표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이런 법이 필요할 정도로 개 식육이 그렇게 많은가?' 싶다가도 '놔두면 자연적으로 소멸할 문화를 이렇게 법으로 선을 그어 누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 개 식용에 관한 것은 아니고요.
개를 그렇게도 사랑하는 분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걸 볼 때면 개를 정말 사랑하는 게 맞나 싶은 점이 있어서 조심스레 주제를 꺼내 봅니다.
일단 저는 작은 개보다는 커다란 셰퍼드나 영리한 보더 콜리 또는 무심한 듯 충성심 많은 시바견 같은 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고양이도 좋아하고요. ㅎㅎ
간혹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캐리어 같은 곳에(개 넣는 가방 같은 걸 뭐라고 하나요?) 개나 고양이를 넣고 이동하는 분들을 보면 귀여워서 저도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긴합니다만 요새는 남의 아이나 마찬가지로 남의 동물을 함부로 만지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요새는 제가 어릴 때와는 다르게 애완동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반려동물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료나 간식은 물론 입히는 옷이나 신발, 장난감 등 정말 반려동물 산업이 활발할 정도로 의식이나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정말 한 생명을 가진 동물이 아니라 반려자 같은 의미를 가지는데요.
그런데 간혹 동네 산책을 하다 보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는 분들은 개 주인과 개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목줄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지고 다니시더라고요.
개와 산책을 하다 보면 개를 위한 운동도 운동이지만 반려견의 배변을 위해 산책을 나오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개가 소변이나 대변을 봐도 주위 눈치를 살피다가 그냥 두고 가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기본적으로 개랑 산책을 할 때는 신문지를 몇 장 오려서 수돗물 2리터 정도와 함께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다 개가 용변을 보면 소변본 자리에는 물을 흘려 청소하고 대변을 본 경우에는 신문지로 잘 처리하고 물을 뿌린 후에 비닐봉지에 담아 집에 가져가서 처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하는 분도 보긴 봤습니다만 대부분은 거의 맨손으로 다니시더라고요.
이웃나라 일본에서 20년도 더 오래전에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이 바로 저것이었습니다.
정말 쭈그리고 앉아 개 용변을 치운 후에도 신문지로 바닥을 닦고 또 닦는 분께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분 말씀이 개 용변이 더러워서라도 분명히 치워야 되지만 개는 다른 개의 분변 냄새를 맡고 그 자리에 또 볼일을 보는 습성이 있어서 항상 물로 냄새까지 씻어낸다고 하더라고요.
사스가 닛폰! ^^
일본에선 공원에 개를 데리고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을 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 사료를 함부로 놓아두지 말라고 하는 곳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개나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그 털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저는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형편상 현재 키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이 극도로 무서워하기 때문인데요... -.-
예전에 일본 예능인 도코로 조지 씨가 방송에서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나는 개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식사 때 개가 식탁 밑에 있거나 식사 중에 개한테 먹을 것을 주는 일은 없다.
사람들의 식사가 모두 마치면 그때 개한테도 맛있는 밥을 준다.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두서없이 썼는데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들은 유머 한 토막 소개하면서 마치겠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개 한 마리를 안고 지하철에 탔습니다.
아주머니는 개를 정말 사랑하는지 연신 개를 쓰다듬으며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
"엄마가 우리 예삐 예쁜 옷 사줄게"
하며 계속 예삐야~ 엄마가~ 하면서 개를 쓰다듬는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할머니가 아주머니와 개를 연달아 보다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아주머니께 질문을 했습니다.
"근데 어쩌다 개를 낳았슈~?" ㅎㅎㅎ
지금까지 에디터 에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