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섬 막탄을 가다
에디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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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희들은 홋카이도나 오키나와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일정이나 비용 등으로 급하게 동남아 여행으로 선회하여 다녀왔답니다. 사실 회비가 덜 걷혔거든요.. ^^

첫날은 인천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로 출발한 탓에 새벽에 현지 솔레아 막탄 리조트에 도착해서 잠부터 자야 했습니다.
요즘 동남아 여행은 거의 저가항공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좌석은 비좁고 비행은 길지만 세관신고서 등을 쓰고 들뜬 마음에 대화를 조금 하다 보면 잠도 푹 못 잡니다.
도착 후 오전부터 일정이 있기 때문에 방에 들어가서 짐 좀 풀고 샤워하고 잠시 누우면 바로 조식 타임이 찾아옵니다. 객실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샤워기는 조금 엉망입니다.

즐거운 조식은 막상 먹으려면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ㅎㅎ
필리핀식은 생각보다 짜서 많이 먹기 어려웠는데요. 나중에 들은 바로는 스페인 지배 시절에 굳어진 습관이라던데.. 유럽에서는 소금과 후추가 귀한 만큼 듬뿍 넣어 먹는 것이 부를 과시하는 방법이었고 필리핀에서도 그러한 음식문화가 전해져서 대체로 음식이 짜다고 하더라고요.

조식 후 씨워킹을 위해 바닷가로 이동해 30분간 간단한 잠수 교육을 받고 물속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물가는 좋아해도 물속은 무서워하는 편인데 주위 분위기와 가이드 눈치가 보여 심호흡 한번 하고 물속 체험을 했습니다. ㅎㅎ
물고기가 많고 물도 비교적 맑아 이색적인 경험이었는데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지는 않습니다.

둘째 날은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조금 멀리 나갔습니다.
필리핀 배인 방카를 타고 나갔는데요. 막탄이 산호 섬이라 암초가 많아 배 바닥이 뾰족한데 뒤집히지 말라고 저렇게 부력을 높여 나무로 날개 같은 것을 만들어 단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나가는 동안 맑은 바다는 정말 좋았고 바람도 상쾌했습니다.
멀리서 스콜이 내리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노클링 사진이 없어 아쉽지만 조그만 섬에 들러 점심으로 간단하게 시푸드를 먹었습니다.
물론 미리 가져간 소주로 반주도 한잔하고 컵라면에 밥도 말아 먹었습니다.

선선한 바람 속에서 바라본 바다는 정말 맑고 깨끗해서 세월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래서 담배도 한 모금 피워 봤습니다. ㅎㅎ

막탄 리조트로 돌아와서 자유롭게 카누도 타 봅니다. 길게 타진 못했습니다. 힘들어서..


해변에서 일몰을 보는데 역시 렌즈보다는 사람 눈으로 보는 게 더 멋있습니다.

어떤 이름 모를 새의 발자국입니다. 도요새 비슷하게 생겼던데..


리조트에는 풀장도 따로 있어서 애들이 있으면 리조트 안에서도 실컷 놀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말에 필리핀 현지 사람들이 많이 놀러 와서 꽤나 북적거렸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에 일출을 보러 눈 비비고 해변으로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ㅎㅎ


스페인 정복자 마젤란이 세부에 이어 막탄을 공격했을 때 맞서 싸운 라푸라푸 장군 기념공원입니다.
마젤란은 저 싸움에서 전사합니다. 뻘에 박혀 큰 배는 못 들어오고 스페인 군은 무거운 갑옷마저 물을 먹어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아저씨들끼리 기념사진도 한 장 찍습니다.. 역시 식구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저 멀리 있는 갯벌이 라푸라푸와 마젤란이 싸운 해변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산토니뇨 성당입니다.
스페인 정복자가 들어올 때 선교사가 같이 와서 천주교를 전파했다고 합니다.
성당의 지붕이 스페인 병사의 투구 모양을 하고 있네요.

아기 예수 상인데 많은 분들이 소원을 빌길래 저도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습니다.
우리는 눈으로만 보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비는데 필리핀은 저렇게 손을 대고 소원을 빈다고 하네요.

더운 나라를 뒤로하고 오후 비행기로 귀국했습니다.
비행이 길어 인천에 도착하니 춥고 어두운 밤입니다.




여행은 새로운 음식과 문물을 맞이하는 즐거운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내를 이동할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70년 전 한국전쟁 때 병력도 지원해 주고 전후에는 기술 지원도 해줬던 나라인데..
그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은 눈부시게 발전했건만 필리핀은 아직도 너무 많은 것이 열악했습니다.
가옥도 열악하고 수도도 열악하고 그냥 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앞으로 필리핀도 우리처럼 눈부신 성장을 이뤄내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끝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 한국인 가이드 리키와 현지 가이드 죠셉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살라맛뽀~ (고맙습니다~)